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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성장속도는 어마무시하게 빠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어제의 신기술은 오늘의 구식 기술이 돼버린다. 그런데 결국 이를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가장 크게 와닿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은 AI라 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그것은 바로 챗봇이다. 그중 ChatGPT가 제일 먼저 생각날 테고, 조금 배운 사람은 Llama나 Gemini 정도를 언급할 것이다. ChatGPT가 등장한 후로부터 2년이 갓 지난 시점인 지금, 아직 짧은 기간밖에 안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AI는 아직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만 운운하며 실제 사람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활용 방안의 부족
서두에 말했듯 AI 기술 자체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실제 산업, 일상, 또는 특정 문제 해결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활용 방안이 부족하거나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AI 모델링에 관한 연구를 하는 부류는 대개 수학, 컴퓨터공학자들이다. 실제 산업에 이들이 만든 기술을 적용하려면 이들이 해당 산업의 도메인 지식을 갖추거나, 아니면 반대로 실제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AI 활용 지식을 갖춰야 할 것이다. 결국 AI가 가진 강점을 파악하고 응용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AI 모델을 개발한 사람들의 노고에 상응할 만큼의 효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블랙박스적 특성
AI 기술을 활용하기 좋은 산업은 어디일까? 그것은 바로 Human Error를 일으킬 수 있는 분야들이다. 대표적으로 의료, 법률, 금융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에서는 AI가 진단 결과를 제시할 수 있지만, 의료진이 이를 실제 환자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 지금의 실정에서 AI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가? 실제로 AI 모델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기 때문에도 있지만(계속해서 그런 문제들은 줄어들고 있다), 정말 정확도 높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존재라고 하더라도, 그들의 의사 결정의 이유 또한 밝히는 것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요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인간공학에서의 AI
정리하자면, AI의 발전 속도와 AI를 활용하려는 산업의 수요는 그리 나란하지 않다. 보기엔 멋지고 신기하지만 정작 이게 나에겐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결국 챗봇밖에 남지 않는다. 그렇다고 AI가 정말로 필요한 분야에서는 AI 모델의 블랙박스적 특성으로 인한 신뢰성 문제로 강한 반발력을 수반한다. 그렇다면 산업공학, 그리고 그 안에서 인간 중심의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시스템을 연구하는 인간공학이라는 학문에서는 이러한 AI의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을까? 이를 위해 두 가지 예시들을 살펴보자.
개인별 자세 불편감 예측을 위한 의사결정나무 모델 활용 (ML + XAI)
인간공학의 세부 분야에는 작업생체역학이 있다. 작업을 하는 상황에서 Physical & Mental Fatigue를 줄이고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역학으로, 영어로는 Biomechanics라고 표현한다. 일례로 장시간 앉아서 작업을 하는 현대인들은 잘못된 자세로 인해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자세에 따른 불편감을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Decision Tree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다.
좀 더 높은 정확도를 가지는 딥 러닝 모델도 있을 텐데 왜 Decision Tree를 사용할까? 그렇다면 이렇게 묻겠다. 당신은 당신의 자세가 좋다/안 좋다는 정보가 필요한가, 아니면 왜 좋고 안 좋을까 하는 정보가 중요한가? 그렇다. 의료/건강과 관련된 정보에 대한 수요는 진단도 중요하지만 치료와 개선사항이 결국에는 더 필요한 정보가 된다. 당신의 자세가 안 좋다면 모델이 어떠한 근거를 가지고 판단했는지를 알아야 그 원인을 분석하여 더 좋은 자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설명 가능한 AI 모델이 필요하고 그중 적합한 모델로 Decision Tree를 활용한 것이다.
시각 장애인을 위해 눈이 돼주는 설리번 플러스 (CV + LLM)
TUAT라는 기업이 SKT가 기술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설리번 플러스라는 서비스를 아는가? 이는 드라마 스타트업의 눈길 앱의 모토가 된 실제 서비스이다. 시각 장애인 사용자가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면, 사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여 SKT의 NUGU 모델이 사물을 묘사해 주는, 말 그대로 눈길이 되어 주는 서비스이다.
실제로 시각장애인 유튜버인 원샷한솔님께서도 리뷰 영상을 올린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서비스이다. 훌륭한 서비스이지만, 아직 개선할 점이 남아 있다면 무엇일까? 더 정확한 인식 기술이 될 수도 있겠지만, 리뷰 영상을 확인해 보면 이 정도면 꽤나 정확하다. 하지만 모델에게 질문을 던지고 나면 듣고 싶은 정보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 편의점에 가서 앞에 있는 게 뭐야?라고 물으면 '여러 음료수들이 있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밀키스, 암바사, 코카콜라 등이 있네요'라고 말해주는 것이 좋은가? 풍경을 바라보며 앞에 뭐가 있냐고 물어봤을 때 하늘이 있어요, 나무가 있어요, 도로가 있어요, 멋진 풍경이 있어요, 앞에 사람이 있어요... 뭐라고 답변하는 것이 맞는 설명인가? 그렇다. 이는 정답이 없는 문제로, 모든 설명이 맞는 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말을 먼저 하는 것이 좋을지, 어떤 것이 사용자가 듣고 싶어 하는 정보인지, 급한 상황이라면 문장이 아닌 단어만 말할 수 있는지 등 실제 사람이라면 사용자 주변의 상황과 맥락을 보고 알맞은 답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 상황에 대한 논의를 거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 또한 인간공학 전문가들이 다루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AI가 지닌 단점과 한계, 그리고 인간공학에서 AI를 활용하려는 시도들을 확인해 보았다. AI 기술과 인간 사이의 연결은 견고한가? 자연스러운가? 편안한가? 만족스러운가? AI의 물결은 풍요로운 자원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러나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인간 중심의 연구와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인간공학에서 AI를 활용하려는 노력들은 쑥쑥 자라는 얇은 식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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